리디아 고, 시즌 첫승…전설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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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03.03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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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시즌 첫승…전설은 계속된다

입력2025.03.03. 오전 12:01

수정2025.03.03. 오전 12:02

LPGA 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우승 직후 함께 출전한 선수들로부터 샴페인 세례를 받는 리디아 고(가운데). [AP=연합뉴스]

“나이가 계속 들어가는데,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리디아 고(28·뉴질랜드)가 2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코스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로 우승상금 36만 달러(약 5억2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시즌 마수걸이 우승인 이번 대회 우승으로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통산 23승 고지에 올라섰다. 현역선수 최다승 1위 자리를 굳게 지키며 ‘살아있는 전설’임을 재확인했다. 개인 통산 상금도 2023만 달러에서 2059만 달러로 늘어나면서 2029만 달러의 캐리 웹(51·호주)을 제치고 역대 총상금 순위에서도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1위는 2258만 달러의 안니카 소렌스탐(55·스웨덴)이다.

우승 직후 김아림(30)·최혜진(26) 등 동료들의 축배 샤워를 받은 리디아 고는 “올 시즌을 시작하는 봄철 아시안 스윙(태국-싱가포르-중국으로 이어지는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 그동안 이 대회에 모두 10차례 나와 우승이 없었는데 그 갈증을 풀어서 후련하다”며 활짝 웃었다.

전날 3라운드까지 10언더파 단독선두였던 리디아 고는 9언더파 찰리 헐(29·영국), 7언더파 지노 티띠꾼(22·태국)과 최종라운드를 함께했다. 헐은 1번 홀(파4)과 2번 홀(파4)에서 버디 기회를 놓친 뒤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티띠꾼은 1번 홀과 4번 홀(파3)에서 잇단 버디로 리디아 고를 추격했다. 리디아 고는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6번 홀(파4)과 7번 홀(파3), 8번 홀(파5)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았다. 티띠꾼과의 격차를 4타 차로 벌렸다. 리디아 고는 “무엇보다 7번 홀 버디가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오른쪽 브레이크가 심했는데 이 퍼트가 떨어져 주면서 이후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파리올림픽 금메달 때도, 올 시즌 첫 우승인 이날도 가족들이 곁을 지키며 리디아 고를 응원했다. 이번 대회 기간 아버지 고길홍(64)씨와 언니 고슬아(36)씨가 동행하며 리디아 고의 기운을 북돋웠다. 특히 “30살 전후로 은퇴를 계획한다”고 밝힌 리디아 고는 실제로 내년부터 출전 대회 숫자를 줄여나갈 예정이다. 가족과 함께한 이번 우승이 더욱 뜻깊은 배경이다. 고길홍씨는 “내년부터는 갤러리로서 함께할 기회가 줄어든다. 아버지로서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딸의 선택을 존중한다. 앞으로도 최고 선수로서 멋진 활약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란히 9언더파를 친 티띠꾼과 후루에 아야카(25·일본)가 준우승했다. 임진희(27)는 7언더파 공동 4위,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단독선두를 달렸던 김아림과 2021년 이 대회 우승자인 김효주(30)는 6언더파 공동 7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고봉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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