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2타점 적시타+볼넷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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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26)이 부진을 씻어내는 2타점 적시타에 이어 볼넷을 기록하며 개막전 로스터 진입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김혜성은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LA 다저스의 2025 시범경기에 교체로 출전해 2타석에서 2타점 적시타와 볼넷을 얻어냈다.
시범경기 첫 홈런 이후 6경기만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2타점을 적립한 김혜성은 시범경기 타율을 0.160에서 0.192로 끌어올렸다. OPS도 0.584(출루율 0.276+장타율 0.308)까지 올라갔다.
무엇보다 빅리그 진출 이후 김혜성의 가장 큰 약점으로 여겨지고 있는 강속구에 대한 대처능력을 보여줬고, 찬스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나지 않았다는 게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또한 두 차례 출루하면서 앞서 도루 성공을 통해 보여준 바 있는 뛰어난 베이스 러닝 능력을 또 한 번 입증한 것도 소득이었다.
이날 김혜성은 6회 초 수비를 앞두고 유격수로 투입됐다. 그리고 다저스가 3-7로 뒤진 7회 말 2사 만루 찬스에서 첫 타석에 섰다.
상대는 지난해 정규시즌 36경기서 1승 무패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 3.44를 기록한 불펜 우완 필승조 자원인 미첼 오타네즈. 커리어 평균 구속이 98마일에 달하는 오타네즈는 작정한 듯 김혜성에게 계속 몸쪽 속구를 꽂아넣었다.
하지만 김혜성도 만만치 않았다. 초구 낮은 볼을 골라낸 김혜성은 2구 째 98.2마일(158km) 높은 코스의 포심 패스트볼에 헛스윙을 했다. 이어 3구째 몸쪽 슬라이더에 다시 헛스윙하면서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그러나 김혜성은 이후 들어온 2구 연속 포심패스트볼을 파울로 커트해내고 6구째 유인구 슬라이더까지 골라내면서 끈질긴 승부를 이어갔다.
그리고 7구째 다시 몸 쪽으로 높게 들어온 97.1마일(156.3km) 강속구를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약간 먹힌 타구이기도 했지만 몸쪽 빠른 강속구를 제대로 정타를 연결해내면서 모처럼 시원한 적시타를 때려냈다.
지난 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 2경기 만에 추가한 안타인 동시에, 시범경기 5호 안타였다. 동시에 첫 멀티타점을 기록했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은 이후 김혜성은 중견수 송구가 3루로 빠진 사이 빠른 발을 살려 2루까지 도달하면서 기회를 이어갔다.
5-7로 뒤진 9회 말 2사 1루 마지막 타석에선 볼넷을 골랐다. 이번에도 7구까지 끈질긴 접전을 펼친 끝에 상대의 높은 유인구를 골라내면서 볼넷을 얻어냈다.
이날 김혜성과 로스터 진입 및 포지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제임스 아웃맨이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는 등 경쟁자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기에 이날 김혜성의 적시타 및 볼넷 활약은 생존에 큰 도움이 됐을 전망이다.
극도로 부진했던 스프링트레이닝 초기를 지나 막바지까지 생존하면서 김혜성의 개막 로스터 진입 희망도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현지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많지 않은 기회 속에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고 있는 김혜성의 모습이다.
경기 종료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서 김혜성의 타석에서의 이날 활약을 칭찬하면서도 도쿄시리즈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어슬레틱의 파비안 아르다야는 경기 종료 후 자신의 SNS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늘 김혜성의 타석을 칭찬했지만, 그가 다저스와 함께 도쿄로 갈 것인지에 대한 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비안 아르다야는 “다저스는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할 지 여부와 함께 스윙을 교정하기 위해서 애리조나에서 머무르는 것에 대해서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의 도쿄시리즈 엔트리 합류, 마이너리그행, 애리조나 스프링트레이닝 잔류 등의 3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끝까지 고민하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다저스는 오는 18일~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시카고 컵스와 2025 도쿄시리즈 2경기를 통해 개막전을 치른다. 다른 팀과 비교하면 시즌이 일찍 시작되는 만큼 김혜성이 분위기 반전을 할 기회가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다만 현지 보도대로라면 도쿄시리즈에 합류하지 못하더라도 무조건 마이너리그로 가는 것이 아닌, 이후 이어질 시범경기 잔여 일정을 모두 마치고 다시 정규시즌 로스터 진입을 꾀할 수도 있는 분위기다.
빅리그에 도전하고 있는 김혜성이 어떤 결과를 맞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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