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야 장사꾼이야” NH농협은행의 두 얼굴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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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기조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게 있다. 시중은행 대출금리다. 지난 2월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떨어뜨리자 은행들이 예금금리만 인하하고 대출금리는 그대로 둔 결과다. 그중에서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NH농협은행으로 나타났다. 더스쿠프가 ‘이자장사꾼’ NH농협은행의 민낯을 취재했다. 1편이다.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예·적금 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박수받을 만한 일이 아니다. 불명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건 은행이 소비자가 맡긴 예·적금엔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가는 대출에는 높은 이자율을 매기고 있다는 의미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이자장사로 은행이 벌어가는 돈은 늘어난다.
그럼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 기준)는 7개월 연속 오름세를 탔다.
지난해 7월 0.43%포인트였던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올해 2월 1.38%포인트까지 올라갔다. 예대금리차가 7개월 만에 0.95%포인트나 치솟은 셈이다. 2월에 기록한 예대금리차 1.38%포인트는 은행연합회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두번째로 큰 수치다. 2022년 8월에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는 1.39%포인트였다.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3년 만에 최고치로 벌어졌다는 얘기다.
문제는 그때와 지금의 금리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1월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5%였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을 해소할 목적으로 2023년 1월 3.5%로 인상한 기준금리를 1년째 유지하고 있었다.
지금은 방향성 자체가 다르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낮춘 데 이어 올해 2월에도 기준금리를 떨어뜨렸다(0.25%포인트). 기준금리는 낮아졌지만, 예금금리만 떨어뜨리고 대출금리는 그대로 놔둔 셈이다.
한마디로 이자장사에 치중했단 건데, 가장 많이 탐욕을 부린 건 언급했듯 NH농협은행이다. NH농협은행의 2월 기준 예대금리차는 1.47%포인트로 금리차가 가장 적은 우리은행(1.3%포인트)보다 0.17%포인트 높았다.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5%포인트에 육박한 건 지난해 1월(1.5%포인트)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사실 NH농협은행의 높은 예대금리차가 구설에 오른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도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예대금리차가 1%대를 웃돌아 ‘이자장사를 과하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3월 5대 시중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일반신용대출 예대금리차는 NH농협은행이 2.06%포인트로 가장 컸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낮았던 KB국민은행(1.36%포인트)과 비교하면 0.7%포인트나 높았다.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의 예대금리차도 1.51%포인트로, 신한은행(1.45%포인트), 우리은행(1.38%포인트), KB국민은행(1.28%포인트)을 크게 웃돌았다. 마이너스 대출(신용한도대출)의 예대금리차 역시 NH농협은행이 2.42%포인트로 가장 컸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대출 증가세를 우려해 가산금리 조정이 늦어지면서 대출금리 인하 속도가 더딘 건 사실”이라면서 “저원가성 예금도 예대금리차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해명 역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얘기하는 저원가성 예금은 정부정책자금일 가능성이 높다. NH농협은행은 “정부정책자금이 1~3개월 초단기 정기예금으로 예치돼 저축성 수신금리가 낮고, 이런 요인이 예대금리차를 높이는 이유”라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정책자금의 원천인 예금엔 낮은 예금금리를 적용해도 되느냐는 거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정책자금에만 유독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건 농업 지원에 쓰일 자금의 가치를 낮추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인지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유독 큰 이유가 다른 데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일고 있다. 무슨 얘기일까. 이는 이자장사꾼 NH농협은행 두번째 편에서 자세히 다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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