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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 떠나 무신사로" 테크인재 줄유출…정보유출로 가속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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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배송 시스템 핵심 업무 수행 우수인재 10여명 무신사行

약 340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쿠팡이 기술인재 줄유출 위기에 직면했다.

11일 유통업계와 IT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쿠팡에서 패션플랫폼 무신사로 빠져나간 기술인재만 14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원급 2명과 실무급 12명이 한꺼번에 이직했다. 쿠팡의 글로벌 오퍼레이션 테크놀로지(GOT) 부문에서 물류·배송 시스템 관련 핵심 업무를 수행하던 우수 인재들이다.

디지털타임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적에 관계없이 전세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쿠팡 소속 엔지니어링 개발자는 2500명 이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에서 올해 들어서만 10% 이상이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성인 4명 중 3명이 털린 이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인재 유출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팡 내부에서는 기술인재 유출에 대한 법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그만큼 인재 유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 7월 무신사로 이직한 임원 A, B씨를 상대로 전직금지 등 가처분 소송을 낸 바 있다. 해당 임직원들이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경업금지 약정을 위반했다는 게 쿠팡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 건을 배정받은 서울동부지법은 해당 소송을 최근 기각했다. 재판부는 쿠팡이 영업비밀로 내세운 ‘로켓배송’ 시스템 등에 대해 “고도의 기술적 집약체라기보다 막대한 자본 투자에 따른 시스템적 결과물”이라고 판단하며, 퇴직자들의 이직을 ‘개인의 역량에 따른 직업 선택의 자유’ 영역으로 봤다.

무신사 이직에 제동을 걸려다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쿠팡 측 변호인은 지난 8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업계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진 와중에 벌어진 쿠팡 소송의 기각, 항고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그 여파가 인재 유출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플랫폼 업계 한 개발자는 “그동안 제조업 기반 대기업들이 자행하던 이직자 겁박, 시간끌기, 경쟁사 위협 등의 소송 리스크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유통공룡인 쿠팡에 의해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면서 “쿠팡의 소송 기각으로, 최근 정보유출 사고로 인한 리스크로 사면초가에 몰린 쿠팡에서 우수 인재들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내부 기강해이, 조직원들 심리적 불안감 등과 겁치면서 쿠팡 임직원(개발자 포함) 동요를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구심점이 되는 리더를 따라 움직이는 ‘구루(guru) 형태로 움직이는 개발자들의 업무 특성상, 리더들이 이직하면 따라서 같이 회사를 옮길 가능성이 큰 직군이 바로 개발 직군”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무신사로의 후속 인재 유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쿠팡이 소송을 건 A, B씨가 이직한 무신사의 경우, 개발자 전체 임직원 수가 매년 앞자리 수가 바뀔 정도로 상시 채용에 속도를 내는 등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 임직원의 약 3분의 1인 600여명 정도를 엔지니어링, 프로덕트, AI 등 테크 직군으로 채워나가면서, 업계에서는 ‘기술인력 블랙홀’로 불리고 있다.

자체 물류 시스템(MFS) 고도화, 오프라인 스토어 확장에 따른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O4O) 기술, 국내·글로벌 플랫폼 연동 등 고난도 기술 과제들을 수행하면서 개발 인력을 빠르게 빨아들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이례적으로 강경하게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배경에는, 무신사의 기술적 성장이 자사의 핵심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을 것”이라며 “이번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무신사의 우수 테크 인재 영입 속도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현재 서울 송파구 쿠팡 한국법인은 9일부터 사흘째 경찰의 고강도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대표까지 바뀌어 조직이 어수선한 상황이다. 전날 쿠팡은 박대준 대표를 사실상 경질했다. 후임으로는 김범석 쿠팡아이앤씨(Inc.) 의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Inc. 최고관리책임자(CAO) 겸 법무총괄이 임시 대표로 급파됐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9일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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