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도 통신사 실적 ‘희비극명’...어깨 무거운 SKT·KT 신임 수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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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통신사 3분기 실적 시즌이 끝났다. 3사별 표정은 제각각이다. 유출 사고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SK텔레콤과 KT는 기업 수장이 교체되는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양사 신임 수장들에게는 실적 반등과 사업 안정화 및 AI 사업 수익 가시화 과제가 주어졌다.
SK텔레콤 수난 시대는 3분에도 지속됐다. 지난 4월 유심칩 데이터 유출 사고로 대규모 수습 비용이 발생하면서 그 여파가 이어진 탓이다.
KT 경우 지난 8월 발생한 무단소액결제사태에 따른 다양한 리스크를 직면했지만 3분기엔 그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부동산 사업을 기반으로 견조한 성과를 냈다.
LG유플러스는 사내 희망 퇴직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퇴직금 지급 등 일시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핵심 사업에서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한편 비용효율화를 통한 숨고르기에 집중했다.
◆위기탈출 SKT, 정재헌표 AI 사업 전략은 어떤 모습?
SK텔레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2% 감소한 3조978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1% 감소한 484억원이다. 지난 4월 해킹 사고 여파에 따른 일시적 비용 증가 영향이다.
지난 7월 발표한 해킹 보상 프로그램 ‘책임과 약속’에 따라 8월 모든 가입자 요금 50%를 감면한 영향이 컸다. 이 외에도 멤버십 할인으로 구성된 ‘고객 감사 패키지’ 등 영향까지 더해져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별도 영업손실은 522억원으로 나타났으며 당기순손실은 206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저조로 3분기 배당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배당 미실시는 투자자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SK텔레콤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한 애널리스트는 “공시에서 연결순이익 50%를 배당한다고 명시됐고 이것이 조정순이익 기준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냐”며 “조정순이익 50%가 아니라 단순 당기순이익 50%라면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때마다 배당 감소가 있을 수도 있냐”고 물었다.
이에 김 CFO는 “3분기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 부과 등이 영업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부득이하게 무배당을 결정하게 됐다”고 답했다.
다행인 점은 새로운 수익창구로 확장 중인 AI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사업은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 효과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임차지원사업 수주에 힘입어 149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AX전환(AIX) 사업 또한 557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 9월 공사를 시작한 SK AIDC 울산에 더해 서울 구로구 지역에서도 AIDC 설계에 착수했다. SK AIDC 울산을 통해서는 오는 2027년부터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점차 용량을 확장하면서 매출도 비례 성장할 것이란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에이닷을 통해서는 내년 상반기 중 유료화 상품을 출시한다. 에이닷 내 일부 콘텐츠를 중심으로 월간 구독 상품을 선보이거나 통신 요금제를 활용한 결합상품 등 수익모델(BM)을 모색할 전망이다.
지난 3일부로 최고경영자(CEO) 업무 수행에 나선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신뢰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AI 사업 중심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정 CEO는 지난 3일 ‘SK AI 서밋2025’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번호이동(MNO) 시장 경쟁력 본질은 가입자 신뢰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AI 인프라를 중심으로 AI 솔루션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으며, 앞으로는 다양한 사업을 면밀히 검토해 피보팅이 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전환하고 집중해야 할 분야에는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통신+부동산 날개 삼아 ‘훨훨’...해킹사태가 변수
KT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1267억원, 영업이익 53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1%, 16% 증가했다. 부동산 분양이익의 영향이 컸다. 부동산 매출 성과를 낸 관련 계열사 KT에스테이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3.9% 증가한 1869억원을 기록했다.
무선사업 매출도 증가했다. SK텔레콤 해킹 사태 때와는 대조적으로 가입자 이탈에 따른 실적 영향은 없었다. 무선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4% 증가한 1조8096억원이었다. 같은기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3만5295원으로 2.1% 증가했다.
인터넷·미디어·홈유선전화 서비스로 구성된 유선 사업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조3319억원을 기록했다. 인터넷 서비스 매출은 63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늘었다. 미디어 서비스는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한 5344억원을 기록했다. 홈유선전화 서비스는 가입자 감소 추세에 따라 전년 동기보다 6.6% 감소한 1609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고조되는 해킹 사태 리스크다. 정부는 지난 6일 무단소액결제 사태 관련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관합동조사단 내 전문가들은 해킹사태 용의자들이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을 통해 중간에 소액결제 인증정보(ARS 및 SMS)를 탈취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업 신뢰도 저하에 따른 가입자 이탈과 당국의 과징금 등이 향후 실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KT 측 분석이다. 3분기까지 전년 동기보다 견조한 성과를 다져온 덕분에 연간 매출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7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시행 중인 고객 보상안 비용을 반영하고 과징금 등 불확실성이 있어 (4분기 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도 “3분기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왔으며, 핵심 사업 중심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연결 및 별도 기준 모두 전년 대비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KT는 새 수장 찾기에 나섰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 4일 차기 대표 공모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KT 이사회는 산하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하기로 의결했다. 5일부터는 공개 모집이 시작됐다.
차기 대표는 해킹 사태 이후 신뢰 회복과 AI 중심 실적 가시화 등 중책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현재 AI 모델 라인업 확대 및 AX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사와 협업을 지속 중이다. MS와는 챗GPT 기반 한국어 특화 모델 ‘SOTA K’를 선보인다. 팔란티어와는 금융·공공 등 AX 전환 사업 협업을 강화했다.
장 CFO는 “가입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가입자 보호 조치를 신속히 이행하는 동시에 정보보호 체계와 네트워크 관리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기반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 시장 신뢰를 높이고 통신 본업과 AX 사업의 성장을 통해 지속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퇴직금 빼면 ‘견조’...중장기 비용효율화 집중한 LG유츨러스
LG유플러스는 지난 3분기 매출 3조1166억원, 영업이익 16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4.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의 반영으로 34.3% 감소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고 보면 핵심 사업인 유무선 서비스와 기업 인프라 부문 사업에서 견조한 성과를 보여줬다.
지난해 모바일 매출은 전년 대비 5.6% 증가한 1조7114억원을 달성했다. 접속매출을 제외한 순수 무선서비스매출은 5.2% 성장한 1조6272억원이었다. 통상 매출 증가율이 2%대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성장은 이례적이다.
모바일 매출 성장은 이동통신과 알뜰폰 가입자의 증가와 해지율 감소 등 질적 개선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과 알뜰폰를 합한 전체 무선 가입 회선 수는 3025만9000개로 전년보다 8.6% 늘었다. 특히 단말기 기준 전체 가입자 중 5G고객 비중은 81.6%로 전년보다 11.4%포인트(p) 증가하며 모바일 사업 질적 성장을 기록했다.
AIDC 및 기업회선 등 기업 인프라 사업도 성장했다. 기업 인프라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1.8% 증가한 4279억원을 기록했다. AIDC 사업 매출 증가폭이 가장 컸다. AIDC 사업 매출은 평촌2센터 가동율 증가 및 DBO 사업 진출로 14.5% 늘어난 1031억원으로 집계됐다.
안형균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그룹장(상무)는 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DC 매출은 평촌2센터 신규 고객사 입주에 따라 가동률 상승과 DBO 사업 신규 매출 인식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며 “AI 클라우드 수요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한 시장 관심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통신 매출과 비용효율화에 힘입어 AI인프라 사업을 새먹거리로 삼겠다는 것이 LG유플러스 전략이다.
안 그룹장은 “LG유플러스는 파주에 신규 AIDC를 직접 구축하며 코로케이션 사업(데이터센터 임대 사업) 여력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코람코자산운용이 추진하는 복수 데이터센터 시설 설계 및 구축 운영 사업에 협업해 AIDC 사업을 더욱 확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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