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도 받았는데 나오라네요”…시니어 1000명씩 다시 부르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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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도 ‘은퇴자 모시기’
수십년 근무경험·노하우 활용
자산관리 분야 특히 호응 좋아
금융사기 대응·대출심사 활약
2년 전 한 시중은행에서 근무하다가 희망퇴직한 이용선 씨(58)는 최근 전 직장의 명찰을 다시 가슴에 달게 됐다. 은행에서 전문성 있는 ‘베테랑’ 퇴직 인력 재고용을 늘리면서다. 그는 현재 퇴직연금 관련 고객의 전문 자산관리 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은행에서 수십 년 근무한 베테랑의 경험과 노하우를 퇴직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버리기엔 아깝다”면서 “이들이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이 퇴직한 베테랑 시니어를 재고용해 현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1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5년간 퇴직한 직원을 재채용한 경우는 5000건이 넘었다. 매년 1000명가량의 퇴직자를 다시 채용하며 필요한 곳에 배치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10월까지 4대 은행에서 재채용된 숫자가 946명으로 작년(876명)을 이미 넘어설 정도다.
금융권에서 퇴직 인력 재고용에 나서는 이유는 무작정 정년을 연장하는 것보다는 일선 현장에서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자율성을 살려 베테랑 인력을 적시에 공급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사 적체를 막고 청년과 시니어 두 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조직 관리에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어 ‘윈윈’이라는 평가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솔루션부, 소호(SOHO)성공지원센터 등 부문에 퇴직 인력을 적극 재고용하고 있다. 2021년부터 5년 동안 재채용한 시니어 인력 규모만 1552명에 달한다.
특히 재직 시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PWM) 등 자산관리 파트에 근무한 베테랑들의 고객 반응이 좋다는 평가다. 직접 은퇴를 경험한 이들의 은퇴설계, 퇴직소득세 절세 등 재무 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많다.
우리은행은 본부부서 지원업무,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최근 퇴직 인력을 재채용했다. IB부문으로 돌아온 베테랑들은 지역 기반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 현장 밀착형 금융 컨설팅을 제공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KB국민·하나은행도 매년 정기적으로 퇴직 직원을 재채용하고 있다. 숙련된 경험을 보유한 이들은 준법감시, 자금세탁방지, 집단대출 업무지원, 금융사기 지급정지 및 피해구제, 비대면 가계대출 심사 분야에서 활약 하고 있다.
은행권은 희망퇴직을 부정적 요소로 보지 않는 업종이기도 하다. 다른 산업군 대비 연봉이 높아 희망퇴직금이 많은 데다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을 잘 갖춘 영향도 있다. 퇴직한 시니어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재취업·창업 컨설팅을 해주고, 퇴직자 커뮤니티도 구성한다.
시중은행에서 희망퇴직한 A씨(60)는 퇴직금으로 지난 2년간 생활비를 충당하고 공인중개사와 경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서울 한 오피스빌딩에서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A씨는 “시설 관리도 다양한 전문성과 더불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은행 지점에서 일하면서 사람을 이끄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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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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